불붙은 노사분쟁…노동 변호사 60% 늘었다

입력 2024-03-31 18:06   수정 2024-04-08 16:08

김앤장·태평양·광장 등 국내 6대 로펌의 노동 전문 변호사가 5년간 60%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임금, 성과급, 하청 근로자 교섭 등 각종 문제를 두고 노사 간 법정 다툼이 잇따르는 데다 주 52시간제, 임금피크제, 중대재해처벌법처럼 새로운 법률 도입으로 노동 분야 일감이 증가하고 있어서다. 직장 내 괴롭힘, 저성과자 관리 등 기업 운영에 영향을 미치는 리스크에 대응할 전략에 관한 법률자문 역시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노동 전문가 영입 경쟁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연매출 2000억원 이상 로펌 6곳의 노동 변호사는 총 255명으로 2018년 말(약 158명) 이후 5년 만에 61.4% 불어났다. 김앤장이 70여 명에서 100여 명으로 증가한 가운데 태평양(35명) 화우(37명) 세종(30명) 광장(28명) 율촌(25명)도 수십 명의 변호사를 늘렸다.

이들 로펌은 적극적인 영입 전략으로 노동 분야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김앤장은 최근 강검윤 전 고용노동부 중대산업재해감독과장(사법연수원 37기)을 노동 분야 변호사로 영입했다. 노동 분야 재판을 담당했던 주선아(33기)·이재찬 전 서울고등법원 판사(34기)도 새 식구로 맞았다.

율촌은 최근 공격적인 스카우트로 5년 만에 노동그룹 규모를 세 배가량 늘렸다. 이 로펌은 지난해 지평 노동그룹장인 이광선 변호사(35기)에 이어 올해 들어선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지낸 이명철 전 서울중앙지방법원 부장판사(30기)를 영입했다. 지난해 7월 사내 횡령·배임, 영업비밀 침해, 직장 내 괴롭힘·성희롱 등을 다루는 노동조사센터를 국내 로펌업계 최초로 신설했다.

광장도 최근 노동 분야 공인전문검사로 인증받은 이상현 전 대구지방검찰청 경주지청장(33기)을 영입하며 노동 분야 전력을 보강했다. 화우는 고용부와 삼성전자에서 근무한 박삼근 변호사(33기) 영입에 성공했다. 박 변호사는 고용부 1호 변호사로 삼성전자에선 해고, 산업재해, 근로감독 등 각종 노동 사건을 다뤘다.
중대재해법 적용 확대로 일감 또 늘어
로펌들이 앞다퉈 노동 분야를 강화하는 것은 그만큼 노동 분쟁이 복잡해져 법정 다툼에 휘말리는 기업이 늘고 있어서다. 통상임금, 경영성과급 등 임금 관련 소송은 퇴직 근로자까지 가세하며 총배상액이 수천억원에 달할 정도다.

현대제철은 지난 1월 근로자 2800여 명이 제기한 통상임금 소송에서 최종 패소해 수당 차액 443억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게 됐으며, 쟁점이 비슷한 나머지 재판에서도 패소하면 근로자에게 지급해야 할 금액이 약 3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기존 해석을 뒤집는 판결이 연이어 나온 것도 노동 분야에서 일감이 증가한 이유로 꼽힌다. 2022년 대법원은 노사가 합의한 임금피크제를 무효로 판단했고, 지난해 말엔 고용부 해석을 뒤집고 “주 52시간 계산 기준은 1일 근로 시간이 아니라 1주 총근로시간”이라는 판결을 내렸다. 1월 법원이 “CJ대한통운이 특수고용직인 택배기사들로 이뤄진 전국택배노조의 단체교섭 요구를 거부한 것은 부당하다”는 취지의 판결을 하면서 1·2심 모두 회사 측이 승리한 HD현대중공업 사건과 상반된 결과가 나왔다.

김상민 태평양 인사노무팀 변호사(37기)는 “주 52시간 근로제,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중대재해법 등 잇따른 규제가 산업 현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중대재해법이 1월 말 50인 미만 사업장에도 적용되면서 기업의 법률 자문 수요가 더욱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민경진/김진성 기자 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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